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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 사기(?) 생생 후기 - 왜 그랬을까?? 본문

일상

직거래 사기(?) 생생 후기 - 왜 그랬을까??

judeKim' 2022. 1. 2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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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만 묻어두고 가려 했으나, 오늘 같은 사기꾼에게 당한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더 치트 알림을 보고서 최대한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작성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중고거래를 꽤 많이 해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일이 터진 이후에 아내가 한마디 하더군요. 이렇게 많이 했는데 한번쯤은 터질 줄 알았다고.. 할말이 없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우리집 무선 진공청소기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가진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다이슨 V8을 꽤 오랬동안 써오고 그동안 알리에서 배터리도 직구해서 교체해서 잘 써오고 있었는데, 워낙 사용 빈도가 높다보니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중국 중고가 제품을 염두에 두고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조건을 재보고 로보락 H7으로 거의 마음을 굳혀가던 중, 단 하나 맘에 안들던 교체형 배터리가 아닌 사실에 계속 찜찜했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의 삼성 비스포크제트 제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쿠팡에서 카드 할인까지 다하면 58만원 좀 안되는 금액으로 구매를 할 수 있었고, 거기에 먼지통 자동 비움까지.. 물론 배터리는 한 개인 가장 베이스 모델이었지만 배터리는 나중에 추가 구매하면 되고, 물청소기능은 별로라고 하니(물걸레 청소기가 따로 있음) 나름대로 적합한 가격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안돼!라고 글을 쓰면서도 외치고 있네요.)

그리고 평상시대로 중고나라에서 미개봉품을 찾던 중에 가격은 63만원에 배터리도 2개이고, 물청소기까지 포함된 미개봉 모델을 동탄부근 직거래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보고 평상시 처럼 연락을 했습니다.
(보통 이전 거래내역을 다 확인하지만, 직거래한다는 생각에 무시했습니다..)

핸드폰으로 문자로 보냈으나, 연락이 없어(나중엔 꺼져있었습니다.) 거기에 적혀 있는 카톡으로 친구 추가하여 대화를 하니 바로 대답을 하더군요.

이 시점이 대략 일요일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점이었습니다.
특이한점은 사내에서 현금을 받을 수 없으니 회사 계좌로 이체해 주면 된다고 해서 원래 계좌이체만 하고 있어서 별 의미없는 대화라 "알겠다"고 했습니다.
워낙 성격이 급해(나중에 이게 화근이 됩니다.) 바로 직거래 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가능하다고 해서 주소를 받고 출발했습니다.

위치는 삼성 기흥캠퍼스 후문을 알려주더라구요.
회사가 삼성협력사라고 재고 판매하는 것이라고.. 새 제품을 재고로 그것도 인터넷 최저가보다 15만원이상 저렴하게.. 냄새가.. 냄새가.. 났는데 직거래라는 생각에 그 의심을 다 떨쳐버렸습니다. ㅜㅜ

일요일 저녁에 사무실에 있다고, 당직이라고 하는데 그냥 믿었습니다. 믿고 싶었나봅니다.
위치는 GS25(기능가나점)에 주차하고 연락하거나, 없으면 앞에 세븐일레븐이나 메가커피 앞에 주차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아내에게 얘기하고 바로 차키를 들고 출발했습니다.
대략 40분 걸려 도착했는데 완전 횡하더군요.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출퇴근 셔틀 버스 정류장으로 보였습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인지 모르겠어서(앞서 얘기한 편의점등은 보이지도 않았..)
카카오톡으로 보이스 톡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계속 끊더군요. 근무중에는 노트북으로 PC카톡을 사용중이라 보이스톡은 안된다고 하네요. 위치를 물어서 제 위치를 네비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거기 앞에 있으면 직원을 보내겠다고 합니다. 게이트 앞에 진입이 안되니 뒤쪽으로와서 갓길에 주차하시라고, 성함, 연락처, 차량번호를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기명함과 회사 계좌를 준다고 합니다. 이쪽으로 이체해주면 되고, 현금 영수증 발행이 필요하냐고 하네요. 그래서 엇 된다면 부탁드린다고 얘기했습니다. (어후..)

명함을 바로 보냈길래, 물건 받고 바로 보내겠다고 했는데 ...
계좌번호를 보내면서 입금시 입금자를 자신들 직원 명의로 해달라고 요구를 하더라구요.
처음 매입을 이 직원으로 해서 매출시에도 직원 명의로 처리를 해야 한다고, 그래야 법인세가 감면된다고.. -_-;;

그러더니 이체하고 얘기하시라고, 출고후 직원이 검수 마치고 앞으로 나갈거라고 하네요.
일요일에 당직을 협력업체 직원이 두명이서.. 근데 출퇴근 버스가 일요일 9시인데도 왔다갔다 하더군요. 아 사람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가 삼성공단내라 이체 확인후에 출고증이 발급된다고 하네요.
검수장에서 검수 마치고 직원이 앞으로 나갈거라고 합니다.

이때 살짝 갈등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못믿겠다고 그냥 가기도라는 생각이 컸던것 같습니다.
급한 마음에 빨리 집에 들고 가서 아내한테 전리품(?)을 보여주며 얼마나 잘샀는지 얘기해야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이체를 해야 하나요? 라고 했더니 개인거래가 아니라 회사 거래라 괜찮다고 합니다.
네 사기꾼의 말을 믿었습니다. 하필이면 기업이 주로 쓰는 기업은행 통장.. 카뱅이나 케이뱅이 아닌 어후..

네 이체 했습니다.. ㅜㅜ
신한은행과 토스로 잠깐 고민하다가 토스로 해보자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토스로 했습니다.
(그나마 신은 저를 덜 버리셨더군요.. 그 이유는 아래에..)
입금했다는 말에 입금자 제대로 바꾸었는지와 이체 내역을 달라고 하더군요.
자신있게(?) 바로 캡쳐해서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출고해서 검수하면 대략 10분에서 15분 정도 소요된다는 얘기를 하고 저는 기다렸습니다.
근데 갑자기 싸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그 곳에서 갑자기 불안감까지 오니 그 장소가 굉장히 을씨년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아까 꽤 보이던 사람들도 한명도 안 보이는 겁니다.

'아 당했구나..' 이 생각이 머릿속에 아프게 스쳐지나갔습니다.
황당했습니다. '직거래 하러와서 뭐하는 거니?'란 생각과 함께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얼마나 더 걸리는지 물어봤습니다.
제발 나와라 .. 안나올걸 알면서도.. 제발 아니길 이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직원이 지금 출고장에 대기중인데 입금자명이 안 맞어서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입금자 뒤에 엔터나 스페이스를 누르면 점이 찍힌다고.. '시나리오도 잘 짜놨다고 하면서 더 확실하게 이 새x 뜨신 방에서 키보드로 낚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깊은 빡침이 올라왔습니다.

환불 계좌를 달라고 하더군요.
마치 넣어줄테니 믿고 더 이체하라고..

그래서 스페이스 안눌렀다고,

그랬더니 직원이 계속 대기중이라고.. 입금자명 변경하시고 아무것도 누르지 말아주세요. 라고 하네요. 다시 정확히 이체해 주시구요. -> 호구로 보이는구나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쳐올라왔습니다.

직원이 기기 두개를 들고 나갈거라고, 한대를 가져가고 다른 한대는 취소한다고 얘기하라고 한대 입고후 환불 승인된다고..

그래서 죄송한데 지금 나와달라고 했습니다.
안나올꺼 알지만.. ㅜㅜ

회사 절차라 양해 부탁한다고, 걱정되면 신분증 뒷자리 가리고 보내면 안심되겠냐고,
그래서 여기서 그냥 기다릴테니 만나서 정리하자고 늦더라도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코비드19때문에 대면 거래시 회사 절차에 따라주어야 한다고, 걱정되는 것 이해하고 회사 절차라고, 신분증 보내드리겠다고, 회사 거래로 6300만원도 아니고 63만원으로 장난치는 회사는 없다고 계속 입을 털어댑니다.

그래서 먼저 환불해주시면 다시 이체하겠다고 하니 계속 회사절차대로 따라 달라고 하네요.
자기네 잘못이 아니라고, 직원도 출고장에서 대기중이라고, 양해 바란다고..
코비드때문에 대면 거래서 민감한 부분이라고(그 직원은 대면해야하는데 그건 괜찮고?)

여기가 반도체 시설내라서 더 민감하다고 .. 이젠 적혀 있는 시나리오 다 뱉어냅니다.
종종 이런일이 생기면 자기도 난감하다고 입을 계속 텁니다.

아.. 제 돈은 저 멀리 떠나갔습니다.
그래서 그냥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편하실대로 하라고,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다고, 수고하라고.. 엿을 날립니다.

아 정말 타지에서 이렇게 당하니.. 말을 잊었습니다.

그래 여기서 감정 조절 못하고 차 사고라도 나면 더 큰일이니 조심하자 다짐 또 다짐하면서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어서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얘기를 했더니 풀죽은 목소리에 뭔가 잘못된것 직감하고, "연초에 액땜했네, 돈으로 메꾸는게 제일 쉬운일이라잖아. 운전 조심하고 언능 와! 운건 아니지?" 라고 하네요.

"알았어" 하고 가는길에 이 새x가 도발을 합니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카톡 돌잔치 가족사진에 더 속았습니다.

혹시 몰라서 계좌번호를 공유합니다.

기업은행 - 이x록
18708697002010

더 치트에도 없는 따끈한 번호입니다.


혹시나 싶어 더 치트에 바로 등록을 했었는데, 같은 핸드폰 번호(핸드폰은 꺼져 있더군요.)와 계좌번호가 없었습니다.

근데 오늘 헉..

이 글을 쓰기전 1개가 등록되었는데 글을 다 쓰고나니 한개가 더 등록되었네요. ㅜㅜ

모두 삼성 제품입니다.

  • 갤럭시탭 S7+ : 174만원 <- 아마도 추가 입금하신것 같습니다.
  • M7 43인치 스마트 TV : 90만원

작성하신 피해내용을 보니 모두 같은 수법으로 당한것 같습니다.


이렇게 당한뒤, 집에와서

혹시나 싶어 대포통장일듯 싶어 계좌에 1원짜리로 4개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사기에 이용되는 통장이라고 했는데.. 오늘 보니 효과는 없었습니다.

다음날 바로 경찰서에 신고했는데, 경찰관이 "엥 직거래요? 직거래 사기를 당하셨어요?"고 물어보네요.

제가 생각해도 어이 없어서..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네" 라고 대답하고 나왔습니다.

오늘 수사관 배정되었다고 날라왔네요. 근데 통장은 바로 안 막히는 군요. 계속 사기치고 있는것을 보니..

그리고 바로 통장에 어떤 조치를 취하고 싶어서 잘못 송금한 것으로 처리하려 했는데 경찰에 신고하는 것과 문제가 좀 생길듯 해서 하진 않았습니다. 사기인데 거짓말을 해야하는 것이니..

참 제가 토스로 이체했는데 (광고아님)토스에는 이런 중고 거래 관련해서 더 치트에 등록된 통장을 체크하는 로직이 있던것 같아서 제가 이체를 일부러 토스로 했었습니다. 여기에서 걸러지지 않아서 좀 더 안심(?)하고 보냈구요. ㅜㅜ

그런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사기를 당했다면 1회에 한해서 최대 50만원 보상해주는 제도가 있더군요. 일단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고 그 사실확인서를 기반으로 처리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행히(?)도 13만원만 사기 당한 것으로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암튼 앞으로 저 같은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도록 수치심을 무릅쓰고 이렇게 정리해봤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PS. 2019년부터 활개치던 수법이라고 합니다. 경찰들이 아직까지 잡지 못한것 같네요. 필리핀(?)에서 이런 일을 벌이는 일당들의 짓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계좌번호가 경찰신고한치 2~3일이 지났는데도 그 계좌로 사기 당한 사람들이 발생한것으로 봐선 처리하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나봅니다. 이런건 바로 바로 막아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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