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AI 코딩 에이전트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발자들의 작업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AI 에이전트들은 종종 즉흥적으로 코드를 작성하거나, 체계적인 계획 없이 구현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Superpowers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AI 에이전트에게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워크플로우를 가르치는 "스킬(Skills)" 프레임워크입니다.
GitHub에서 34,000개 이상의 스타를 받으며 개발자 커뮤니티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개념과 작동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Superpowers가 해결하는 문제
일반적인 AI 코딩 에이전트에게 "로그인 기능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의 경우 에이전트는 즉시 코드 작성에 돌입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시작합니다. 어떤 인증 방식을 원하는지, 세션 관리는 어떻게 할지, 보안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충분히 논의하지 않습니다.
둘째, 테스트 없이 코드를 작성합니다.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코드를 만들지만, 엣지 케이스나 오류 상황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셋째, 전체 구조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당장의 기능 구현에만 집중하여 확장성과 유지보수성이 떨어지는 코드가 만들어집니다.
Superpowers는 AI 에이전트가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숙련된 시니어 개발자의 사고방식과 작업 프로세스를 "스킬"이라는 형태로 주입합니다.
핵심 워크플로우: Brainstorm → Plan → Implement
Superpowers의 개발 프로세스는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1단계: 브레인스토밍 (Brainstorming)
코드를 한 줄도 작성하기 전에, 에이전트는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요구사항을 명확히 합니다. 단순히 "뭘 만들까요?"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을 통해 숨겨진 요구사항과 제약 조건을 끌어냅니다.
에이전트는 설계 문서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사용자에게 보여주고, 각 부분에 대한 승인을 받습니다. 한 번에 수십 페이지의 설계서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소화할 수 있는 분량으로 나누어 검토하게 합니다.
2단계: 계획 수립 (Writing Plans)
설계가 승인되면, 에이전트는 상세한 구현 계획을 작성합니다. 이 계획의 특징은 각 작업이 2~5분 내에 완료할 수 있는 크기로 쪼개져 있다는 점입니다.
프로젝트에서는 이 계획을 "열정적이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프로젝트 맥락을 모르며, 테스트를 싫어하는 주니어 엔지니어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야 한다"고 표현합니다. 각 태스크에는 정확한 파일 경로, 완전한 코드, 검증 단계가 포함됩니다.
3단계: 서브에이전트 기반 구현 (Subagent-Driven Development)
계획이 준비되면 실제 구현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Superpowers의 독특한 접근법이 드러납니다. 메인 에이전트가 직접 모든 코드를 작성하는 대신, 각 태스크마다 새로운 "서브에이전트"를 생성하여 작업을 맡깁니다.
서브에이전트가 작업을 완료하면 두 단계의 리뷰가 진행됩니다. 첫 번째로 명세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두 번째로 코드 품질을 검토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수정하고, 통과하면 다음 태스크로 넘어갑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각 서브에이전트가 깨끗한 컨텍스트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전 작업의 잘못된 결정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메인 에이전트가 몇 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TDD의 철저한 적용: RED-GREEN-REFACTOR
Superpowers는 테스트 주도 개발(TDD)을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로 적용합니다. 모든 구현은 반드시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RED: 먼저 실패하는 테스트를 작성합니다. 테스트가 실패하는 것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GREEN: 테스트를 통과시키는 최소한의 코드만 작성합니다. 불필요한 기능이나 "나중에 필요할 것 같은" 코드는 절대 추가하지 않습니다 (YAGNI 원칙).
REFACTOR: 테스트가 통과하면 코드를 정리하고 커밋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테스트 없이 먼저 작성된 코드가 발견되면, 해당 코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단 작동하니까 괜찮아"라는 유혹을 차단하는 강력한 규칙입니다.
Git Worktree를 활용한 병렬 개발
설계가 승인되면 Superpowers는 자동으로 Git Worktree를 생성합니다. Worktree는 하나의 저장소에서 여러 브랜치를 동시에 체크아웃할 수 있게 해주는 Git 기능입니다.
이를 통해 같은 프로젝트에서 여러 작업을 병렬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그인 기능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대시보드 UI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각 작업은 독립된 브랜치와 디렉토리에서 이루어지므로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작업이 완료되면 에이전트가 GitHub Pull Request 생성, 로컬 머지, 또는 작업 유지 중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스킬 라이브러리 구성
Superpowers에 포함된 주요 스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테스팅 영역에서는 test-driven-development 스킬이 RED-GREEN-REFACTOR 사이클과 테스팅 안티패턴을 다룹니다.
디버깅 영역에서는 systematic-debugging 스킬이 4단계 근본 원인 분석 프로세스를 제공합니다. verification-before-completion 스킬은 "고쳤다고 생각하기 전에 실제로 고쳐졌는지 확인하라"는 원칙을 강제합니다.
협업 영역은 가장 풍부한 스킬 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brainstorming, writing-plans, executing-plans부터 dispatching-parallel-agents, requesting-code-review, receiving-code-review까지 전체 개발 사이클을 커버합니다.
메타 영역에서는 writing-skills 스킬이 새로운 스킬을 작성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가 자신만의 스킬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이 AI에도 작동한다
이 프로젝트의 창시자인 Jesse Vincent는 흥미로운 발견을 공유했습니다. 스킬을 테스트할 때 단순한 퀴즈 형식이 아니라, 실제 압박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시나리오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시나리오에서는 프로덕션 서버가 다운되어 분당 5천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제시합니다. "당신은 인증 디버깅 경험이 있고 5분이면 고칠 수 있다. 스킬 문서를 먼저 읽으면 2분이 추가된다.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묻는 것이죠.
또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45분을 들여 비동기 테스트 인프라를 이미 구축한 상황입니다. 작동도 하고, 테스트도 통과합니다. 이제 비동기 테스팅 스킬 문서를 읽으면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작동하는 코드를 커밋하겠습니까, 아니면 스킬 문서를 먼저 확인하겠습니까?
이런 시나리오들은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의 설득 원칙(권위, 일관성, 희소성 등)을 활용한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심리학 원칙들이 LLM에도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Superpowers는 이를 적극 활용하여 에이전트가 스킬을 준수하도록 유도합니다.
설치 방법
Claude Code를 사용한다면 설치가 매우 간단합니다.
# 마켓플레이스 등록
/plugin marketplace add obra/superpowers-marketplace
# 플러그인 설치
/plugin install superpowers@superpowers-marketplace
설치 후 Claude Code를 재시작하면 새로운 명령어들이 추가됩니다. /help 명령으로 superpowers:brainstorm, superpowers:write-plan, superpowers:execute-plan 등의 명령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OpenAI Codex나 OpenCode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수동 설치 과정이 필요하며, 프로젝트 문서에서 상세한 안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Superpowers의 철학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핵심 원칙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테스트 우선: 코드보다 테스트를 먼저 작성합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체계적 접근: 직감이나 추측이 아닌 검증된 프로세스를 따릅니다.
복잡성 감소: 단순함을 최우선 목표로 삼습니다. 불필요한 추상화나 미래를 대비한 코드를 경계합니다.
증거 기반: "됐어요!"라는 선언 전에 실제로 작동하는지 검증합니다.
마치며
Superpowers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에이전트에게 "이것 좀 만들어줘"라고 던지고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함께 설계하고 계획하며 점진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파트너십을 만들어갑니다.
특히 스킬 시스템은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개발자가 자신의 도메인에 맞는 스킬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프레임워크의 베스트 프랙티스, 회사의 코딩 컨벤션, 도메인 특화 패턴 등을 스킬로 만들어 에이전트에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AI 코딩 에이전트를 사용하면서 "왜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지?"라는 좌절감을 느꼈다면, Superpowers가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에게 슈퍼파워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것이니까요.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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